'비춤'을 잃어가는 총신

'비춤'을 잃어가는 총신

 3월 27일 총신대학교 홈페이지에 ‘총신대학교 학칙 개정 공고’가 올라왔다. 해당 공고는 2018 대학 기본역량 진단결과의 평가로 인하여 중독재활상담학과(이하 중재상)를 비롯한 신학과, 아동학과, 사회복지학과, 교회음악과에서 총 27명의 인원을 감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재상의 경우 2021학년도 정원은 0명으로 감축되어 사실상 폐과 통보를 받게 됐다. 이에 비춤 학생회는 ‘편파적 인원 감축에 반대하는 온라인 성명서’를 게시하며 중재상이 처한 상황을 알렸다. 또한 침묵시위 및 농성시위를 진행하며 목소리를 냈다.

구조조정위원장 하재송 교수는 “정원 조정은 ‘총신대학교 대학구조조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대학구조조정위원회에서 정원조정안을 마련하여 교무위원회에 상정, 결의되어 대학평의원에 상정된 상황이며 결의 전 해당 학과 학과장을 모셔 학과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밝혔다. 학생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구조조정위원회에서 정원조정안이 마련된 이후에 공론화 과정을 밟아 왔다. 대학구조조정위원회에서 정원조정안을 마련했고, 그것을 해당 학과 교수에게 알리므로 공론화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와 대교협에 보고해야 하는 일정상 공론화 기간이 매우 부족했다”며 양해의 말을 덧붙였다. 아울러 학교 측은 인원 감축 이후 남은 재학생들을 위한 방안으로 재학생 1명이 남더라도 수업을 개설하여 중재상 학생들이 졸업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고, 원한다면 전과를 할 수 있도록 고려할 것이며, 중재상 대학원 신설을 검토해보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밝혔다.

 중재상 학회장 이은 학우(중재상 18)는 “현재 학교와의 조율이 이루어진 바 없다”며 “중재상의 궁극적인 방향성은 중재상의 인원 감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닌 인원 감축에서의 공정성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재상과 단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으며, 구조조정 관련 모든 과정 및 자료 공개 요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구조조정위원의 구성이 주요보직자와 각과의 교수 1인으로 구성된 형태로 모든 학과의 의견이 반영되고, 투명한 근거자료를 통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구조조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양 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학생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관련 추측성 우려가 이어졌다. 이에 한마음 총학생회는 ‘사실 확인 및 전달’이라는 카드뉴스를 통해 “그동안의 정원 감축은 공정성 이전에 여러 학과의 배려를 통한 ‘공생’이 우선됐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의 결정 이전에 교육부에서의 결정이 우선되어야 하는 사항이며, 모든 학과는 각자의 사정을 갖고 있으므로 모두가 만족하는 정원 감축이 이루어질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범계열 학과는 정원 감축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닌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 따라 재조정 될 것이며, 사회과학부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결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중재상 측에서는 ‘중독재활상담학과가 바라본 공정한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뉴스를 통해 다시 한번 공정한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중재상이 바라는 공정성이란 첫째 다른 모든 학과와 동등하게 중재상에도 5개의 지표를 적용하여 감축하는 것, 둘째 현 감축안에 대해 1차 감축 건을 소급 적용하지 않는 것, 셋째 공정한 지표와 형평성에 따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비율의 1/n”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황이 어렵고 급박할지라도 어느 한쪽의 이익이 아닌 모두가 이해할 만한 합리적인 공정성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4월 16일 각 학과 학생대표들은 호소문을 통해 구조조정 과정의 투명성과 내용의 형평성을 요구하며 투명하고 형평성 있는 구조조정안이 나오길 소망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공정한 구조조정을 통해 공동체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 건 기자 gunlim@naver.com
승인 2020.04.23
사진_중독재활상담학과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