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로 보는 신천지

'구해줘'로 보는 신천지

코로나 19로 인해 31번 확진자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이하 신천지) 신도임이 밝혀진 이후, 신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사이비 종교 집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구해줘‘ 드라마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구해줘’는 2017년 OCN에서 방영된 16부작 드라마로 조금산 작가의 ‘세상 밖으로'가 원작이다. 주인공 가정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아들의 장애, 어머니의 병과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새하늘이 다스리는 구선원에 들어가게 된다. 새하늘을 섬기는 사이비 교주는 자신을 ‘영부님’이라 부르게 하며 가정을 붕괴시키고, 돈과 노동을 갈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드라마는 현실에 있을 법한 개연성으로 이단, 사이비의 포교와 재산 확장 방식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구해줘'는 신천지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나 연출이 종종 사용됐다. 드라마 내에서 구선원은 요양원과 정신병원이 함께 있는 구조인데 이는 청도대남병원과 같다. 또한 드라마 속에서는 경찰서에 ‘청도/사기/도박’이라는 파일이 꽂혀있거나, 청도에서 유명한 소싸움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또 ‘구해줘’ 속 종교집단인 구선원은 청도대남병원이 과거에 복지법인 ‘구덕원’ 산하 병원과 이름의 유사성이 있다.

 구리이단상담소의 김강림 전도사는 유튜브에 신천지 포섭 방법을 알리며 “당신에게 방송 관계자라면서 모델이나 출연자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중략) 막상 가면 심리상담을 잠시 받아보는 게 어떠냐면서 심리상담사를 소개해주는데 이 상담사는 신천지다”고 말했다. 또한 “설문조사로 많은 청년들이 신천지에 빠진다”며 “그 모든 설문이 끝나고 당신에게 연락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전도 방식도 이와 흡사하다. 거리 설문조사나 심리상담으로 위장한  포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접근한다. 신천지에서는 이를 ‘모략포교‘라고 지칭하는데 포교 대상자가 완전히 신천지에 빠지기 전까지 상담을 통한 치료나 일반 교회처럼 위장해 신천지 교리를 가르친다. 최근 코로나 19가 신천지 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며 이러한 ‘위장 교회’들의 위치가 공개됐다. 신천지 위장 교회임을 알게된 한 시민은 이후 신천지 포교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따졌으나, 오히려 포교자들은 “신천지임을 드러냈다면 말씀을 듣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들을 잘못한 게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신천지는 31번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거짓말로 진술했다는 대구시의 조사 결과나 훈련 도중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고의 진실을 은폐했다는 의혹들로 논란이 이는 와중에 신천지의 이러한 ‘민낯’은 계속 드러날 예정이다.

고하경 기자 mychairisgreen@naver.com
승인 2020.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