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이 발병하고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에 확산하자 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제적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만 사용하는 규정이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 19의 예방과 치료 대책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질병에 대한 공포심이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번져 중국인, 나아가 동양인 전체에 대한 혐오 범죄와 인종차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외신 보도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행하던 아시아 소수민족 몽족 출신 카오 로르는 숙박 시설을 찾는 중 업소 직원에게 중국인이 아니냐며 추궁을 당했다. 직원은 “코로나 19가 전 세계에 유행하고 있어 중국에서 온 모든 사람은 2주 동안 따로 모아서 격리해야 한다”라며 로르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처럼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기숙사에서 내쫓는 등 인종차별적 대응에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중국 여성이 현지 여성 2명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연관된 인종차별적 공격”이라고 판단했다. 베를린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이 같은 동양인 혐오 범죄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길거리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거나 위협을 당하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한다.
이에 불을 지피듯 일부 외신은 ‘황색 경계령’, ‘신종 코로나는 중국산’ 등의 인종차별적 이미지와 메시지를 보도하여 비판을 받았다. 인종차별적 양상이 곳곳에서 확대되자 해외 누리꾼들은 SNS상에서 #ImNotAVirus #JeNeSuisPasUnVirus와 같은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의미의 해시태그 운동으로 인종차별과 맞서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역시 인종차별의 전염을 피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해당 지역과 관계없음에도 단지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기피하는 양상이 발생했다. 포털 검색창에 ‘중국인’을 검색하면 수많은 인종차별적 댓글을 볼 수 있다. 서울대 인류학과 박한선 박사는 “이런 식의 혐오나 배척은 질병을 막는 데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또한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숨기게 되어 신속한 대처를 막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혐오와 배척은 예방책도 치료책도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예방책은 손 자주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하기, 의심 증상 발생 시 1339로 신속히 연락하기 뿐이다. 최영애 국가 인권위원장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성숙한 사회의식을 바탕으로 인종차별과 같은 부작용 없이 조속한 시일 내 국제적 비상사태가 마무리되어야 한다.
임 건 기자 gunnlim@naver.com
승인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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